아동 성폭행범 변호한 조수진…"아버지가 성병 옮겼을 수 있다"

입력 2024-03-21 18:34   수정 2024-03-22 02:17

경선에서 현역 박용진 의원을 꺾고 서울 강북을에 공천된 조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사진)의 성범죄 가해자 변호 관련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사무총장과 노무현재단 이사를 지낸 그가 ‘2차 가해’에 가까운 논리로 가해자를 변호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면서다. 민주당이 “공천 번복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변호사인 조 후보는 지난해 초등학생 A양을 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년을 받은 피의자를 2심에서 변호했다. 여기서 조 후보는 A양의 성병 감염에 대해 피고인이 아니라 제3자에 의한 성폭행 가능성을 주장했다. 제3자에는 A양의 아버지까지 포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주장은 재판부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대법원에서 10년형이 확정됐다.

조 후보는 같은 해 자신의 블로그에 10대 여아의 성 착취물을 제작한 가해자를 변호해 집행유예를 받아냈다는 글도 올렸다. 성범죄자들을 향해서는 “피해자가 거절했더라도 실제로는 성관계를 원한다고 생각하는 ‘강간 통념’(여성이 거절 의사를 표했어도 실제로는 성관계를 원한다는 통념)을 활용하라”는 취지의 조언을 하는 홍보성 글을 올리기도 했다. 여성단체에서는 ‘2차 가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 같은 논란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국민들께서 판단할 것”이라고만 했다. 민주당 관계자도 “조 변호사의 활동은 약자를 비하하거나 공격하기 위한 활동이 아니라 법조인으로서의 활동”이라며 “공천에 대해 재논의한 적도 없고, 계획도 없다”고 덧붙였다.

법조계에서는 조 변호사의 변호 논리와 사고방식이 공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검찰 출신인 김우석 변호사는 “변호 자체는 위법하지 않기 때문에 공직에 나서는 데 문제가 없겠지만, 과연 (국회의원이라는 자리가) 적절한지는 의문”이라며 “위법성과 적절성은 별개”라고 지적했다. 다른 변호사도 “조 후보가 의뢰인을 변호하면서 동원한 ‘가족의 성폭행 가능성’은 일반적인 변호 논리가 아니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적인 반응이 나왔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조 후보는 국민 눈높이에 많지 않는 인사”라며 “배제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변호사가 성범죄 가해자를 변호할 순 있지만, 초등학생의 강간 피해에 ‘아버지가 그랬을 수 있다’는 변호를 하는 경우는 상식적으로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조 후보는 전날 “변호사로서의 윤리규범을 준수하며 이뤄진 활동”이라며 “국민 앞에 나서 정치를 시작하는 국회의원 후보로서 심려를 끼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원종환/한재영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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